
서울 마곡나루역 근처에 교보문고가 새로 생겼다. 잠깐 시간을 내어 가보았는데, 우연찮게 김영하 작가의 책이 눈에 들어와 읽게 되었다. 전작들의 간결한 문체, 과하지 않은 서정적인 글귀들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책을 사들고 나와 서울 식물원 맞은편 야외 카페에 앉아 책을 읽었다. 선선한 바람에 김영하 작가의 인생사를 들으니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아직도 그 감정을 잊을 수가 없다.
문득 지나고보니 책에는 거창한 내용도, 엄청난 통찰의 구절도 없었는데, 왜 그런 감정이 들었을까 라는 의문이 남았다. 그저 날씨가 좋아서였을까?
되짚어보면 그게 삶의 본질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삶에는 어떤 거창한 의미랄게 부여되지 않았다. 그저 각자가 쓰는 이야기일뿐이다.
그래서 삶의 본질인 이야기를 내가 좋아하는 작가에게 들으며, 내가 좋아하는 책 읽는 경험을 하는 것. 그 자체가 가장 순도 높은 삶에 가까웠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돈과 명예, 커리어 등 내가 착각하는 성공이라는 것에서부터 잠시 떨어져 진짜 삶에 가까워져본 것이다. 그게 단 한번의 삶의 목적이 아닌가 싶다.
저자도 이야기한다.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대해서. 그래서 더욱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내가 세상에 엄청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순수히 과정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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